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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딩의 시작, '브랜드 스토리'

브랜딩

by 박사 Oh 2022. 10. 1.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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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인 오박사는 7년 차 패키지 디자이너 및 브랜딩 디자이너 경력을 가지고 있으며, 2020년부터 브랜딩 컨설팅을 하고 있다. 나에게 브랜딩 컨설팅을 의뢰한 사람들을 만날 때면 항상 물어보는 질문이 있다. "대표님 사업에는 브랜딩이 어디까지 진행되어있나요?" 그러면 열에 아홉은 이렇게 말씀하신다. "음.. 얼마 전에 크몽으로 프리랜서 디자이너한테 로고 디자인 맡겼어요!" , "그중 가장 마음에 드는 걸로 결정해서 명함도 새로 제작했고, 시제품부터 이 로고로 넣을 예정입니다^^"

 

  이와 같은 대표님들에게 브랜딩 개념이란 '브랜딩 = 멋진 로고 디자인, 네이밍(new)' 에서 멈춰있었다. 대표님을 포함한 많은 사람이 브랜딩을 마케팅, 광고, 로고, 패키징 등 '미적 요소'에만 초점을 맞춰 이해한다. 물론 이 접근법이 100% 틀린 건 아니다. 브랜딩에 있어 이런 시각 요소는 매우 중요한 것임이 틀림없다. 하지만 앞선 블로그에서 말했듯이 브랜딩은 브랜드에 의미와 가치를 부여해서 소비자들과 긍정적이고 진실한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이다. 멋진 로고와 패키징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소비자들의 마음에 깊게 침투하기 위해선 어떤 것들이 필요할까?

 

  첫 번째, '브랜드 스토리'가 필요하다. 진실한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선 진실한 스토리만큼 좋은 작전이 없다. 꿈과 환상의 나라 디즈니 월드를 예로 들어 보자. 디즈니 월드만큼 십수 년 동안 전 세대를 아우르는 브랜드는 손에 꼽을 거라고 생각한다. 할머니와 손녀딸이 함께 겨울 왕국을 보면서 엘사가 부르는 let it go를 따라 부르는 것이 전혀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즉, 겨울왕국이라는 콘텐츠가 할머니와 손녀딸을 자연스럽게 묶어주는 것이다. 필자가 어린 시절에 봤던 알라딘과 라이온킹 애니메이션은 최근 들어 영화로도 리메이크해서 어린이들과 함께 보고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세대 차이가 만연한 지금 시기에 보통 쉬운 일이 아닌 걸 디즈니는 어느 기업들보다 독보적으로 해나가고 있다. '어떻게 이게 가능하냐고?' 바로 디즈니는 철저히 그들의 브랜드 스토리를 지켜나가기 때문이다.

 

  디즈니의 스토리 철학은 아까 힌트를 줬듯이 "꿈과 환상의 나라'이다.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은 디즈니 월드에 가본 적이 있는가? (한국에도 디즈니 월드를 유치계획 내용이 있지만 확정은 아니어서 아쉬울 따름...) 어린이뿐만 아니라 성인들에게도 인기가 하늘을 찌를 듯한 디즈니 월드는 전 세계에서 붐비는 관광명소 중 하나이다. 아이들에게는 환상적인 마법과 비현실적은 아름다운 세계를, 어른들에게는 어릴 때 봤던 만화 영화뿐만 아니라 잊고 있었던 추억들도 일깨워 준다. 디즈니 월드에 온 사람들이 그저 놀이 기구를 타는 것이 아니라 "이곳은 뭐든지 가능한 꿈과 환상의 나라입니다."라는 브랜드 스토리에 녹아들게끔 전 직원들이 노력한다.  

 

 

그러기 위해선 '끝없는 창의성과 상상력'이 필요한데, 디즈니에선 '이매지니어(imagineer)' 들이 이것을 창조한다. 이매지니어는 디즈니 창업자 월트 디즈니가 직접 만든 직책이다. 상상하다(Imagine)와 엔지니어(Engineer)를 합친 말로, ‘상상을 실현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이매지니어는 환상적이고 꿈만 같은 상상을 우리 눈앞에 보여주기 위해서 오늘도 스토리를 만들어 나간다.

 

물론 디즈니도 위기가 있던 시절이 있었다. 1966년에 월트 디즈니가 타계한 뒤, 내는 영화마다 족족 흥행에 실패하였다. 더군다나 '스타워즈' 시리즈가 혜성처럼 등장하여 디즈니를 몰아붙였고 그 결과 주식은 갈수록 곤두박질쳤다. 계속 이어지는 실패의 가장 큰 이유는 디즈니의 핵심 브랜드 스토리를 잃어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경영진들은 영화 흥행 참패에 위기감을 느낀 나머지 놀이공원이나 부동산 같은 수익에만 몰두하기 시작했다. '꿈과 환상의 나라'를 보여준다는 디즈니 본질을 새까맣게 잊었고, 결과는 더더욱 참담해졌다. 테마파크뿐만 아니라 모든 콘텐츠는 빛을 잃어갔으며, 디즈니만의 색깔 또한 희석되어갔다.

 

벼랑 끝으로 몰린 디즈니는 1984년, 경쟁사 파라마운트 픽처스의 마이클 아이즈너를 새로운 수장으로 앉히며 재도약을 꿈꾼다. 수익성에만 몰두한 시절, 뒷전으로 밀렸던 이매지니어에 적합한 인재들을 적극적으로 영입하기 시작했고, 위계질서를 무너뜨려 그들의 창의성을 극대화했다. 또한 과감한 인수합병 및 구조조정을 통해 잃었던 브랜드 스토리를 다시 살리게 된다. 탄탄해진 터에 영화뿐만 아니라 만화, 스튜디오,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벽돌을 착실히 쌓아갔고 지금의 디즈니는 시가총액 247조 원의 철옹성이 되었다. 대한민국 기준으로는 삼성전자 다음으로 2위에 앉을 수 있는 위치이며, 이 철옹성은 계속해서 높아질 것이라 생각한다. 이처럼 디즈니가 부활할 수 있었던 이유는 가라앉고 있었던 브랜드 스토리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아직 대표님만의 브랜드 스토리가 없다면 지금부터 고민해보도록 하자. 처음부터 너무 겁먹어서 어렵게 접근할 필요 없다. 이 브랜드를 통해서 사용자에게 말하고 싶은 이야기를 꾸며나가면 된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함께 일하는 동업자나 직원에게도 꼭 융화되어야 한다. 이야기는 많은 사람에게 전해질수록 잊히지 않고 빛을 발하기 때문이다. 모두가 한마음으로 이야기를 계속해서 전달한다면 언젠가 대표님 브랜드 스토리를 알아주는 사람들이 넘쳐날 것이다. 필자는 앞으로도 좋은 브랜드 스토리 사례들을 쓰면서 대표님께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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